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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 보스턴' 아이와 함께 볼 감동의 순간

by 꿈꾸맘 2023.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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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 보스턴' 조국의 의미에 대하여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이다. 독일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 마라톤의 새로운 역사를 이룩한 가운데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우승자는 손 키테이 2시간 29분 19초 올림픽 신기록으로 월계관의 주인공이 됩니다."사람들은 환호했지만 일장기 아래 금메달리스트는 눈물이 가슴을 적셔왔다.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 수상 이후 손기정은 일장기를 가렸다는 이유로 더 이상 육상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 된다. 1945년 8월 15일, 조선은 일본의 패망으로 해방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38선 북쪽은 소련, 남쪽은 미국에 의해 군정이 실시된다.국민의 간절한 열망에도 하나의 독립정부를 이루지 못하고 혼란의 시기를 맞이한다. 해방과 전쟁,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 전쟁으로 10여 년 동안 세계 대회는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 열리게 된 1947 보스톤 마라톤 대회, 세계 신기록을 보유한 손기정이 있는 나라지만, 기록은 일본에 귀속되어 있고, 조선은 난민국으로 분류되어 세계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다. 그러다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 존 켈리와 인연이 있던 손기정은 그에게 초청장을 부탁했고, 결국 받아내는 데 성공하고 만다. 하지만 재정 보증금이 필요한 상태, '2,000불 조선돈으로 9백만원입니다.' 그 돈이면 집을 몇 채나 살 수 있는 큰 금액이었다. 당시 제2의 손기정이라 불렸던 서윤복과 함께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먹고살기도 어려웠던 그 시절, 돈도 안 되는 마라톤이지만, 손기정과 서윤복은 꿈을 향해 준비했다. 돈도 안 되는 마라톤이지만, 손기정과 서윤복은 꿈을 향해 준비했다. 그러나 당시 조선에 주둔한 미군정에 부탁해도 재정 보증금은 모이지 않았다. 아무리 훈련하고 준비해도 보스턴에 가지 못한다면, 뛸 기회조차 없게 된다. 어려웠던 시기, 사람들은 다시 한번 영웅 손기정이 만든 기적을 기대했다. 사람들은 나라가 약하고 가난해서 기회조차 없다는 슬픈 현실에 마음이 하나로 뭉쳐졌다. 그렇게 한 푼 두 푼 많은 사람이 지원금을 자발적으로 냈고 결국 재정 지원금을 모아 보스턴으로 갈 수 있는 기적이 이루어진다. 우여곡절 끝에 보스턴으로 가게 된 손기정과 서윤복 일행. 그렇게 받게 된 유니폼에는 태극기가 아닌 성조기가 박혀있었다. 일장기를 달고 뛰었던 게 천추의 한이었던 손기정은 서윤복에게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열어 태극기를 달고 뛸 기회를 얻어낸 것이다. 당시 아무도 모르던 조선에서 온 신윤복 1위로 선두로 달리다가 강아지와 부딪혀 다리에 경련이 와 제대로 서지도 못하게 된다. 한 번 페이스가 끊긴 마라토너는 다시 페이스를 잡기 어렵다. 그러나 손기정은 영화 같은 기적을 만들어 낸다. 흔들리는 다리와 동공을 붙잡고 이를 악물고 악착같이 달리는 그는 결국 결승선을 제일 먼저 통과하게 된다. '2시간 25분 39초' 11년 전 그의 스승 손기정의 세계기록을 서윤복이 경신하게 된다.

'1947 보스턴' 마라톤은 함계 뛰어야 제맛

영어로 자신에게 질문하는 미국 기자들에게 손기정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이 말을 건넨다. "나는 러너입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영어를 하지 못해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마라토너의 철학이 담긴 말이 아닐까. 영화에서 손기정은 마라토너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겸손'과 '근성'이라고 강조한다. 재능도 중요하지만 재능만으로 위대한 마라토너가 될 수 없다고 말이다. 그런 손기정에게 서윤복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길러낸 근성과 체력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자신과 닮은 윤복의 모습에 연민을 느낀다. 타고난 러너, 힘든 현실 속에서도 마라토너의 꿈을 키워온 것은 두 러너의 공통점이다. 그들은 마냥 현실이 행복해서 달린 게 아니다. 그들은 가난에 허덕이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랑하는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아픔 속에서도 달릴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현실을 잊기 위해 달릴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 늘 생계 걱정에 시달리는 어린 윤복도 달릴 때만은 해맑게 웃고 있는 점에서 마라톤이 두 사람에게 주는 행복의 모양은 조금 달랐을 수도 있지만, 현실을 이겨내고 또다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어떤 에너지를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명예롭지 못하게 금메달을 딴 현실속에 살아갔던 손기정 선수에게 손기정 선수를 꿈으로 삼아 살아온 서윤복을 보며 한으로 남았던 태극마크를 주며 살아있는 영웅으로 다시금 살아가게 되지 않았을까. 그날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어쨌든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것만은 확실하다.

 

1947 보스턴 총평

역시 감동 실화이다. 역사가 스포일러지만 가슴 두근거리며 요즘말로 '국뽕'이 차오르면서 봤다. 한국 전쟁 이후 가난하고 작은 대한민국을 아무도 몰랐던 해외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일,작은 아시아인이 우람한 서양인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태극기를 달고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애국가를 울리는 일,코리아를 몰랐지만, 손기정, 서윤복이란 이름 앞에 코리아를 붙여 알리는 일,'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라는 말처럼 역사를 잊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생긴다.  이 영화는 일본이나 미 군정을 억지로 까내리는 내용도 없이 담백하게 실화를 토대로 스토리를 구성했다. 그 실화속에 녹아있는 자연스러운 애국심을 통해 보다 보면 어느새 자부심이 차오르게 된다. 스포츠 중계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종목이 마라톤이라고 한다. 그만큼 극적인 요소가 한정되어 있고 긴 호흡의 스포츠이기 떄문에 영화속에서 흥미롭게 풀어내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의 전반부에서 잘 쌓아 놓은 감정과 연출력이 시너지를 일으켜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마라톤 경기에 집중하게 됐으며 올림픽을 보고 있는 착각이 들정도로 긴장감이 넘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영화의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강점으로 바꿔낸 점은 대단한 것 같다. 이 영화를 아이들과 개천절에 봤다. 보고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에 태극기가 걸린 집을 찾아보기 힘든 것을 보면서 씁쓸함 또한 느낀다.